언젠가부터 하이볼이 참 유행이다. 하이볼은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들도 한 잔쯤은 즐길 수 있어서 함께하기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하이볼이 있는 하이볼 맛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문정에 있는 이자카야 와타미이다. 하이볼의 가짓수가 많고, 저렴한 안주들이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어 2차로 가기 딱 알맞은 곳이다.
| 문정 와타미 정보
주소 : 서울 송파구 법원로 114 에이동 1층 A-101호
전화번호 : 0507-1410-1520
영업시간 : 월-토 17:00-01:00
매주 일요일 휴무
단체, 주차 가능.
자리마다 태블릿이 있어서 메뉴를 확인하고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 결제는 나가면서 카운터에서~
| 와타미 음식
• 스지오뎅나베
방문한 날 날씨가 매우 추워 따뜻한 국물을 먹기 위해 시킨 스지오뎅나베. 이 메뉴는 12700원으로 와타미에서는 꽤나 비싼 편의 안주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얼마나 저렴한지 감이 오시려나. 안주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다지 부족하지도 않다. 저렴하다고 해서 맛이 후지지도 않다. 만 원대의 오뎅탕에 스지가 들었으면 나름 고급스러운 것 아닌가. 국물도 달콤 짭조름한 것이 일본 스타일의 진한 맛이다. 달걀도 들고, 간이 잘 밴 무도 들고, 오뎅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들어 있다.
• 시메사바
워낙 고등어를 좋아해서 시킨 시메사바. 그렇지만 유일하게 실망한 메뉴라고 해야 하나? 시메가 너무 많이 되기도 했고, 껍데기 부분을 토치로 불질하였는데 과하게 한 건지 거의 구운 고등어에 가까운 식감이었다. 새콤한 구운 고등어? ㅋㅋㅋ 암튼 시메사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먹기에는 말도 안 되는 매우 웃긴 맛이다. 게다가 와사비도 아닌 연겨자라니… 고등어회나 시메사바를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시도해 보기엔 쉬울 것 같다. 웬만하면 시메사바는 스시전문점이나 오마카세에서 먹기로 하자.
• 나폴리탄 파스타
술과 안주들을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달달한 케첩냄새가 코를 찔렀다. 일행 모두 이건 먹어야 해!라고 외치면 서 당장 주문한 나폴리탄 파스타. 사실 별 것도 아닌 메뉴이고, 먹어 보면 대단한 맛도 아닌데 왜 그리도 이런 추억의 맛이 당기는지 모르겠다. 케첩과 소시지로 맛을 낸 나폴리탄 파스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경양식집에 가서 먹던 스파게티의 맛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원래 이 음식 자체가 엄청 맛있는 아니라 대단한 맛을 기대하기보다는 한 입 먹으면 어릴 적 추억에 잠기게 되는 기분 좋아지는 맛을 느끼면 된다.
와타미에서 나폴리탄을 먹은 지 며칠이 지나고 티브이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이정현이 나와 나폴리탄을 만드는 걸 보니 레트로가 유행인가 보다. 내가 나폴리탄을 이정현보다 먼저 먹었다고!! ㅎㅎ
• 참치포테이토 사라다
내 입에 가장 맛있었던 참치 포테이토 사라다. 부드럽고 고소한 감자샐러드에 짭짤한 참치가 잘 어울렸다. 크래커가 있었다면 마구 발라 먹었을 것 같다. 절대 호불호다 없을 맛!
| 총평
하이볼의 종류가 무척 다양해서 하이볼을 좋아하거나 독주를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장소일 것 같다. 나는 하이볼은 달지 않은 탄산수가 들어가는 오리지널만 마시고 달콤한 류의 술은 좋아하지 않아서 하이볼은 패스했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한 하이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위스키에 토닉이 아닌 리얼 탄산수를 넣고 레몬 한 조각 띄운 그런 하이볼 말이다. 짠한형에서 신동엽이 말아먹는 스타일. ^^
우리는 보통 메인 요리들을 시켜 술을 먹는 문화에 익숙하지만 와타미는 약간 일본의 간단한 술집 같은 시스템이 녹아 있다. 거하고 비싼 안주보다는 저렴하고 작은 안주들이 많다. 나도 첫 방문인지라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메인요리 같은 느낌의 안주보다는 소요리들을 여러 개 시켜서 한 입씩 맛보는 편이 와타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사카 골목에 있을법한 술집에서 한 접시에 300엔 하는 안주들을 7-8개씩 시켜 놓고 한두 시간 안에 나마비루를 후딱 마시고 나오는 그런 곳을 모티브로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꼬치 두어 개에 토마토절임과 니꾸도후 등 작은 접시요리를 여러 개 시켜서 하이볼이나 생맥주를 몇 잔 마시면 딱 좋을만한 곳. 안주의 양이 많지 않으니 꼭 2차로 갈 것.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없으니 문정동 와타미에 가서 술 마시는 감성으로라도 잠시나마 일본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는지.
문정역 한 잔 하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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