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지나기가 무섭게 불금이 와버렸다. 오늘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또 연휴인데… 몸은 쉬어서 좋다만 할 일들이 밀리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이런 날은 왁자지껄한 곳보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와 홀짝홀짝 술잔을 기울이는 게 짱이지. 그럴 때 딱 가기 좋은 문정동 법조단지의 술집 ‘라스트춘선’에 대해 끄적여볼까 한다.
| 라스트춘선 문정점 정보
주소 : 서울 송파구 법원로 114 A동 1층 119호
전화번호 : 0507-1465-7842
영업시간 : 월-일 17:00-02:00
01:00 라스트오더
주차, 예약 가능.
주변 상권에서 가장 분위기 좋은 곳이 보인다 하면 아마도 라스트춘선!
가게 입구에 인기 있는 메뉴가 나와있으니 한번 훑어보고 들어가는 것도 좋을 듯.
| 라스트춘선 메뉴
메뉴판을 찍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지만, 라스트춘선의 메뉴는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안주도 술도 하나같이 어쩜 그리 마음에 쏙 드는지… 한식을 퓨전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요리들이 많다. 양식메뉴라면 젓갈이나 양념을 한식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한식메뉴라면 바질페스토나 파스타 같은 양식재료를 쓰기도 하고. 암튼 이곳 대부분의 메뉴들이 신박해서 먹어보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술도 막걸리와 청주, 증류주 등 수많은 전통주가 준비되어 있는데 심지어 테이스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무분별하게 테이스팅을 하는 것은 안 되겠지만(그러면 진상이지!) 궁금하거나 고민되는 술을 한두 가지 시음해 보고 선택하니 술 선택에 실패가 없어 만족스러웠다. 전통주 외에도 일반 희석소주(참이슬, 처음처럼 등)나 하이볼도 있고 몸값 비싼 야마자키나 히비끼 같은 고급 술도 있다. 술은 선택의 폭이 아주 넓으니 취향껏 고를 수 있을 듯하다.
| 라스트춘선 음식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닭다리살 대파와 육회김밥, 그리고 동학 1957이라는 청주.
• 동학 1957
시음을 해보고 초이스 한 술이기 때문에 실패는 없었다. 일본 사케를 먹듯이 곡주의 풍미가 살아있고 향도 좋고 깔끔한 맛의 청주였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안주라면 페어링 하기 무난한 맛.
시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청자에 얼음을 채워 칠링볼을 만들어 준 것도 너무 센스 있다. 잔도 일반 술잔이 아니라 예쁜 잔~ 술을 바꿔 시킬 때마다 각기 다른 잔을 주는데 마음 같아서는 가방 속에 몇 개 챙기고 싶을 만큼 예쁜 술잔도 있었다. 예쁜 잔에 술을 마시니 술맛은 두배로 좋고~!
• 기본안주
메뉴들이 나오기 전 자색고구마칩을 내줬다. 겉면이 코팅되어 있고 바삭하다 못해 파삭파삭한 것이 너무 맛있었다. 이 날 한 세 번은 리필해 먹은 듯. 너무 리필해서 죄송하기도 감사하기도 했지만 매번 웃으며 주셔서 다행스러웠다. 자색고구마칩만 따로 팔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 닭다리살 대파
껍질은 크리스피하고 속살은 야들야들 촉촉하게 대파기름에 구운 닭다리살과 대파가 무말랭이, 백김치와 함께 서빙된다. 접시 한쪽에 있는 겨자를 살짝 찍어도 맛있고 함께 준 가니쉬 찬들과 먹어도 궁합이 참 좋다. 닭다리살을 어쩜 이렇게 맛있게 구워냈는지 비법을 배우고 싶다! 양념이 강하지도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부담 없는 메뉴. 또, 많이 기름지지 않아서 술안주이지만 죄책감이 덜하다.😊
• 육회김밤
일행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메뉴 육회김밥! 와~~~~ 이 김밥 완전히 요물이다. 밥은 아주 조금 들어가고 속재료로 꽉 찬 김밥을 보니 마치 후토마키를 연상시킨다. 꼬들꼬들 달콤한 단무지와 청량하고 상큼한 오이, 향긋한 깻잎에 매콤고소한 육회가 만나 완벽한 맛이 됐다. 여기에 와사비까지 살짝 얹어 먹으면 와사비의 향이 코끝에 퍼져 고급스러움이 더해진다. 동네 김밥집에서 팔면 매일 점심에 사 먹을 맛이다.
| 총평
라스트춘선은 메인메뉴는 물론 사이드메뉴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식사를 하며 즐거운 술자리를 같기에 충분한 곳이다. 술집이라 하면 안주만 여러 가지에 소주, 맥주밖에 안 파는 곳이 허다한데 술 종류도 풍족하니 이게 바로 찐 술집이지. 특히나 맛있는 음식에 맛있는 술을 페어링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특화되어 있는 곳이다. 여기 사장님 내 마음을 아셨나? ㅎㅎ 방문한 날 배가 불러 안주를 많이 시키지 못한 것이 내심 후회가 된다. 다음번에는 밥을 안 먹고 가서 꼭 여러 가지 메뉴를 다 시켜 먹어봐야겠다. 라스트춘선 문정점 재방문 의사 100000000000000%!!!!!
-금요일, 기분 따라 골라 가는 술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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