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출근을 하려면 월요병이 도진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월요병은 출근에만 해당되는 것 같지는 않다.ㅎㅎ 주말에 친구들과 외식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먹으면 월요일에도 직접 음식을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에게나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 주부들, 나처럼 밥하기 귀찮은 사람, 자취생, 바쁜 학생들 등 혼밥러에게 딱 안성맞춤인 양재역의 쿠니라멘을 소개하고자 한다.
| 쿠니라멘 정보
주소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224 양재한신휴플러스 지하 105호 쿠니라멘
전화번호 : 0507-1313-8127
영업시간 : 월-토 11:00-21:00 매주 일요일 휴무
15:20-16:30 브레이크타임
20:30 라스트오더
* 추석 연휴기간 휴무는 꼭 확인할 것.
* 주차 가능
쿠니라멘은 작은 공간에 열두세 명이 앉을 수 있는 다찌석이 전부이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테이블 구조인 것 같다. 좌석이 많지는 않지만 메뉴 특성 때문에 회전율은 빠른 편.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는 날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처음 방문하면 상가 입구치고 좁은 계단과 통로, 지하라는 점 때문에 ‘이런 곳에 맛집이?’ 라며 의아할 수 있지만 들어서는 순간 맛집의 스멜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간이다. 다찌로 된 좌석과 아기자기한 피규어 인테리어로 일본의 골목에 있는 동네 작은 라멘집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 다찌석에 앉은 손님들이 식사를 다 하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직원분이 편하도록 카운터 위쪽으로 빈 그릇을 올려주는 모습에 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피규어 장식들과 그 아래로 손님들을 위한 앞치마가 준비되어 있다. 오후 미팅이 있거나 저녁 데이트가 있을 때 밝은 옷에 음식물이 튀어 이미지를 망치는 일은 없을 듯하다.
| 쿠니라멘 메뉴
쿠니라멘의 메뉴는 단출하다. 돈코츠라멘과 마제멘이 메뉴의 전부이고 두 메뉴의 맵기를 선택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면이나 차슈 등 추가메뉴와 간단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가게 내부에 들어서서 키오스크로 주문 후 착석하면 음식이 나오는 시스템.
매장 한편에는 셀프바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 반찬과 밥을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밥은 무료로 제공된다. 반찬은 타끄앙(단무지)과 베니쇼가(붉은색의 초생강)가 전부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면 메뉴밖에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 교자도 함께 있으면 저녁에 나마비루(생맥주) 한 잔에 라멘과 교자를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어찌 보면 단출한 메뉴가 빠른 회전율을 만들고 음식의 완성도를 높여줄 수도 있으니 아쉬운 마음은 접도록 하자.
| 쿠니라멘 음식
• 돈코츠라멘
돈코츠 라멘은 차슈 두장과 숙주, 파채, 멘마(죽순), 반숙달걀, 다진 마늘이 고명으로 나온다. 잘 섞어서 맛을 보면 진하고 녹진한 돈코츠라기보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다. 엄청 찐득한 돈코츠의 맛을 기대했다면 ‘엥? 이게 뭐지?’ 할 수도 있지만 먹을수록 시원함의 매력에 빠져든달까? 어찌 보면 돼지국밥의 양면성을 생각해 보면 쉬울 것 같다. 부산에서 어느 집엘 가면 진하고 뽀얗고 녹진한 돼지국밥을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곳에서는 맑고 가벼운 돼지국밥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이곳도 아주 녹진한 편은 아니지만 고깃국물의 맛은 잘 살아 있고,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도록 느끼하지 않다. 돈코츠라멘을 계속 먹으면 느끼해서 물릴 때가 있는데 쿠리라멘의 돈코츠 라멘은 그렇지 않다. 또, 숙주와 파의 향이 국물맛을 더욱 시원하게 해 줘서 전날 술을 많이 먹은 이들이 해장을 하기에도 딱 좋을 것 같다.
• 마제멘 (차슈추가)
마제멘에는 따로 차슈가 나오지 않으니 차슈를 추가했다. 고기가 없으면 섭섭하니까. 이 집 차슈 잘~~~ 한다. 두께도 너무 두껍거나 얇지 않고 먹기 좋고 겉면에 불맛을 입혀 느끼함을 싹 없앴다. 고기의 불쾌한 잡내도 나지 않고, 간이 적당해 라멘과 함께 먹기에도 좋다. 결론은 마제멘에 차슈를 추가하기를 너무 잘했다.
마제멘은 파와 볶은 고기, 김, 멘마, 깨, 다진 마늘, 달걀노른자가 고명으로 나온다. 노른자를 톡 터뜨려 잘 비며 먹으면 되는 음식인데 정말 맛있는 집을 몇 군데 못 봤었다. 그런데 쿠니라멘은 마제멘 맛집이 맞다! 비벼서 맛을 보면 노른자가 코팅되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고, 파의 개운하고 알싸한 향, 양념맛이 잘 밴 고기, 짭짤한 김 등의 재료가 잘 어우러진다. 몇 입 먹고 식초를 넣어 먹는다. 난 식초를 넣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딱 두 젓가락 먹고 식초를 뿌렸다. 식초를 넣으면 새콤하다기보다 약간의 산미와 감칠맛이 폭발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자장면을 먹을 때 식초를 넣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제맨도 식초를 넣어주면 그 감칠맛이 미쳤다.
후루룩후루룩 면을 건져먹고 밥도 한 숟가락 소스에 비벼 먹어 본다. 소스가 감칠맛이 좋으니 비빔밥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숟가락으로 떠먹으니 잘게 썰어 놓은 고명들을 함께 퍼 먹기에는 더욱 좋았다.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잘 묻고, 양념맛이 밥과도 잘 어울려 이질감이 없다. 배가 불러도 한 숟갈은 비벼서 꼭 맛볼 것!
이곳은 그 상가에 가 본 적이 없다면 정말 찾기 쉽지 않은 숨은 맛집이 맞는 것 같다. 아주 작은 가게이지만 항상 손님들로 북적북적하다. 바쁘다고 해서 음식 맛에 소홀하지 않다. 쿠니라멘은 매장이 없어지지 않으면 무조건 계속 찾아갈 곳! 혼밥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니 혼밥 초보이신 분들도 눈치 보지 않고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 마제소바의 유래
쿠니라멘은 마제멘이라 하여 팔고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마제소바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식이라며 한국식 자장면을 먹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대만식 중식이라며 마제멘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화풍이 날 수는 있겠으나 대만이나 중국의 음식은 아니고, 나고야에서 만들어졌다. 2008년에 생겼다고 하니 역사가 긴 음식은 아니다. 마제소바는 마제(마제루) 비비다는 뜻과 소바, 메밀국수라는 말이 합해져 비벼 먹는 국수라는 뜻이다. 소바는 원래 메밀국수이지만 중국에서 온 면요리들을 소바라고 칭하기도 했으니 마제소바의 소바는 메밀면이 아닌 국수를 뜻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마제소바는 메밀이 아닌 밀가루로 만든 면이다. 그래서 쿠니라멘에서 마제소바가 아닌 마제멘으로 이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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