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불금과 황금 같은 토요일을 보내고 오늘은 시원한 해장이 너무너무 필요한 날이다. 나의 해장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적당히 마신 날은 햄버거 그 이상은 냉면이나 뜨끈한 국물이 있는 요리이다. 그런데 내가 오늘 베트남 쌀국수를 소개하는 걸로 봐서 어제는?? ㅋㅋㅋ 도곡동 길목 코너에 자리 잡은 베트남 쌀국수 맛집 ‘한스포‘를 소개하려고 한다.
| 한스포 정보
주소 : 도곡동 518-10
전화번호 : 02-575-7769
영업시간 : 일-금 11:00-20:30, 20:00 라스트 오더
매주 토요일 휴무
주차 협소. 건물 기계식 주차장은 병원 전용이니 건물 앞자리가 없다면 근처 공영, 노상 주차장 이용. 한스포가 있는 큰 길가에 공영노상주차장이 늘어서 있으니 주차는 어렵지 않다.
메뉴는 소고기, 닭고기, 해산물 베이스로 한 쌀국수가 주메뉴이며 덮밥이나 버미셀리류도 준비되어 있다. 키오스크로 주문 후 주문서를 서버에게 제출. 쌀국수 메뉴들을 사이즈별로 선택할 수 있어서 양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 한스포 음식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으면 기본으로 상을 차려주신다. 쌀국수에 넣어 먹을 숙주와 절인 양파, 청양고추. 찬으로 나온 무절임. 호이신소스(해선장)와 칠리소스는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으니 취향대로 따라먹으면 된다.
1. 스프링 롤 (고이 꾸온)
애피타이저로 먹기 위해 시킨 스프링롤. 고이 꾸온이라고도 불린다.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채소와 새우를 돌돌 말아 양배추 샐러드와 땅콩소스를 함께 서빙했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핑거푸드이기도 하고, 왠지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 같은 메뉴. 좋아하는 음식이라 기대를 엄청 했는데 땅콩소스랑만 먹기에는 파인애플이 없으니 뭔가 허전한 맛이었다. 소스마저 없다면 거의 무(無) 맛에 가깝다. 라이스페이퍼 안에는 상추와 양배추 등의 채소, 칵테일새우가 들어있다. 파인애플과 파프리카 절인 오이 같은 맛이 확실한 채소, 과일이 더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스포의 스프링롤은 비추.
2. 매콤한 해산물쌀국수
색을 보면 별로 매울 것 같지 않지만 드문드문 보이는 고춧가루가 불면서 점점 매운맛이 진해졌다. 처음 나오자마자 한 두 입 떠먹어 보고 에~~ 뭐야 안 맵네 했다가 점점 매워져서 청양고추는 결국 모두 건져버렸다.
해산물쌀국수답게 꽃게와 새우, 오징어 등 해물과 피쉬볼이 들어있다. 마치 시원한 해물짬뽕향이 나는 쌀국수의 맛이랄까. 쌀국수를 먹을 때 오로지 소고기쌀국수를 먹는데 처음 접한 해산물쌀국수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짬뽕보다 해산물의 향이 진한데, 고추기름 국물처럼 무겁지 않고 깔끔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해장 음식으로 제격.
3. 소고기쌀국수 (양지+차돌+힘줄)
한스포의 소고기 쌀국수는 취향에 맞게 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예전에는 쌀국수 전문점에 가면 당연하다는 듯이 메뉴에 고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놓았었는데 점점 그런 집들이 없어져가서 아쉬웠다. 그런데 한스포는 생안심에 양지와 차돌박이, 힘줄까지 선택할 수 있어서 참 반가웠다. 특히 힘줄 있는 쌀국수는 나의 베스트!
쌀국수에 생양파 슬라이스가 얹어져 있으니 따로 절인양파는 넣지 않았다. 국물이 식기 전에 숙주만 면 아래로 깊숙이 넣어 숨이 죽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국물 맛을 보니… 이틀 동안 과음한 알코올이 쏙 빠져나가는 시원한 맛. 시원하면서 진한 소고기 국물맛이 역시 쌀국수는 소고기쌀국수가 단연코 일등이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고기의 양이 적은 듯 하지만 국수와 적절히 어우러지게 먹다 보면 적당하다.
국물 맛을 몇 번 더 보고 본격적으로 국수를 먹었다. 나는 쌀국수를 먹을 때 호로록호로록 먹지 않고, 국수에 들은 갖가지 재료들을 어우러지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면만 대충 호로록 먹거나 국물에 소스를 다 푸는 것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먹는 것이 쌀국수 본연의 맛도 잘 느껴지면서 맛도 있다.
오목한 수저에 국수를 조금 올리고, 고기도 조금 올려준다. 간혹 국물에 들어있는 양파와 숙주를 얹어도 맛있다. 그리고 절인 양파나 무를 해선장과 칠리를 섞은 소스에 찍어 올리고 국물까지 찰랑찰랑하게 떠서 한입에 넣는 것이다. 그러면 매끄러운 면의 질감과 고소한 고기, 개운한 채소와 소스, 감칠맛 나는 국물의 맛까지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내 친구들은 날 따라먹어 보고는 조금 귀찮다고는 했지만 맛을 보고 확실히 이렇게 먹는 것이 맛은 있다고 하더라.
| 총평
한스포는 엄청난 맛집은 아니지만 요즘 쓸 데 없이 비싸지는 쌀국숫집들에 비해 거품이 많이 빠져있는 곳이다. 가격도 적당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맛. 큰맘 먹고 외식을 한다기보다는 나처럼 간단히 해장을 하러 가거나 근처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가면 좋을 것 같다. 또 한스포엘 가면 베트남식 커피와 연유를 디저트 메뉴로 파는데 식사를 마치고 베트남 커피를 한잔 하면 한 곳에서 식사와 디저트를 해결해서 좋고,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인 느낌으로 잠시 휴식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을 것 같다.
-해장할 때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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