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불금이나 주말에 친구들과 소소하게 한 잔 하기 좋은 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강남 수서의 수서동1번집. 수서에는 마땅히 맛있게 먹을만한 곳이 별로 없는데 수서동의 숨은 보석 같은 곳이랄까. 원래는 아주 작은 점포에서 시작해 확장이전을 하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인데 찾을 때마다 문전성시인 곳이기도 하다. 수서동의 핫플이라고 할 수 있는 수서동1번집.
| 수서동1번집 정보
주소 : 서울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지하 1층 수서동1번집
전화번호 : 010-3606-7206 (네이버에서 연결되는 번호)
영업시간 : 월-토 16:00-02:00
01:15 라스트오더, 매주 일요일 휴무
입구에서부터 컬러나 인테리어가 핫플냄새가 폴폴 풍긴다. 내부가 꽤 크고 깔끔하고 조명이 술 마시기 적당하다. 안쪽에는 프라이빗한 룸 형태의 테이블 자리도 있어서 소개팅을 하거나 소그룹으로 마시기에 좋을 것 같다. 단, 룸자리에는 에어컨이 없으니 소개팅녀에게 삐질삐질 땀 흘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한여름에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
| 수서동1번집 메뉴
수서동1번집은 각 테이블마다 주문이 용이하도록 태블릿이 비치되어 있다. 메뉴를 볼 수도 있고, 음식이나 주류 주문, 심지어 식기류나 요구사항을 주문할 수도 있고, 직원 호출도 된다. 크게 ‘여기요!’를 외치거나 손을 들 필요 없는 편리한 시스템 인정!
태블릿 메뉴를 살펴보면 찜요리, 튀김요리, 국물요리, 볶음요리, 구이요리, 피자요리, 간단요리 등으로 구분이 잘 되어 있고, 각각의 카테고리로 들어가 보면 음식의 가짓수도 상당하다. 일반 동네 술집에서 볼 수 있는 메뉴도 있지만, 일본식 요리, 중국식 요리, 양식도 고루 갖추고 있어서 꼭 술이 아니더라도 다국적으로 음식을 즐기기에 좋다. 음식이 다국적이라 어울릴 수 있는 술도 다양하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귀차니즘이 강한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안주와 술의 종류를 바꿔가며 1,2,3차를 모두 끝낼 수도 있을 것 같다.
| 수서동1번집 음식
• 쇼지쿠바이(송죽매) 사케
가격이 저렴해 접근성이 좋은 쇼지쿠바이 사케. 사케지만 미국사케이다. 일본 쌀로 빚은 사케라면 더 비쌌을 법 한 사케인데 일본의 청주 빚는 기법으로 미국에서 만든 사케라 비교적 저렴하다. 일본 청주 특유의 고급스러운 향은 아니지만 적당하지만 옅은 단맛이 있고 나름의 향이 있어서 가볍게 마시기엔 괜찮다. 엄청 맛있는 사케는 아님. 냉사케로 마셔서 온사케일 때 어떨지는 모르지만 온사케로 마시기엔 향이 부족할 듯하다. 사케 마니아에게는 비추, 사케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가격적인 접근성이 좋아 추천. 하지만, 우리가 마신 날엔 완전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술을 먼저 골라 놓고 먹고 싶은 음식들을 시켰더니 전혀 어울리지 않아 후회를 했었다. 쇼지쿠바이를 마실 때는 깔끔한 국물요리나 초회, 너무 기름지지 않은 음식들을 곁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명란감자치즈구이
명란은 조명이 어두워 잘 안보였지만 포슬한 감자와 쭉 늘어지는 부드러운 치즈는 정말 맛났던 메뉴이다. 명란의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바질을 써서 더 바질 향에 가려져 더 명란의 맛을 느끼기 어려웠던 것 같다. 명란 맛이 나지 않은 것 아쉬웠지만 짭조름 달콤한 것이 맛은 있었다. 특히 가장자리 부분의 치즈 누룽지를 긁어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바질가루를 넣지 말고 명란의 맛을 살리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로제소스 새우볼
로제소스 새우볼에는 바게트와 면추가가 가능하여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라는 장점이 있다. 새우를 잘게 다져 동그랗게 뭉쳐 튀긴 후 새콤하고 부드러운 토마토로제소스에 묻혀냈다. 면추가를 했더니 스파게티면이 로제소스에 흠뻑 비벼서 나온다. 식사와 술을 함께 한다면 좋을 메뉴. 바게트빵을 찢어서 새우살과 로제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면 맛있다. 새우볼만 먹어도 탱글탱글 맛있는데 바게트 빵을 곁들이면 쫄깃함까지 더해져 식감이 배가 된다. 바게트 추가는 필수!
• 스카치에그
내가 수서동1번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 스카치에그는 원래 영국 음식으로 보일드에그에 다진 고기로 옷을 입혀 튀긴 음식이다. 멘치카츠에 반숙달걀을 얹은 맛인데 고기의 고소한 맛과 적당한 반숙달걀의 조화가 술을 많이 마셔도 속을 보호해 줄 것 같은 느낌이다. 맛이 심심하다고 느껴질 땐 케첩을 주문해서 함께 먹으면 좋다. 사이드로 나온 감자튀김도 스위트 칠리를 뿌려서 이색적이다.
이쯤 해서 느낀 것이 안주는 모두 성공적이고 맛이 좋았는데 술 선택이 잘못됐다. 이 날은 사케가 아니라 하이볼을 마셨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시킨 김에 하는 수 없이 먹었지만 술과 안주가 어울리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이건 가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을 잘못한 거니… 소개한 메뉴를 먹을 때는 꼭 하이볼을 주문할 것!!!
| 총평
수서동1번집은 지하에 있지만 가게 내부에 있으면 전혀 지하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쾌적하게 관리되어 있다. 직원분들도 참 친절하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음식이 하나같이 맛있다는 점. 예전 이전하기 전부터 음식 맛이 좋아 확장이전까지 하셨으니 이미 동네에서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이전하면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쓰셔서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볼 법한 메뉴들을 안주로 재미있게 풀어낸 음식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식사를 하지 말고 배를 채울 겸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위에 소개한 메뉴 이외에도 소고기샤브나베가 인기가 많다. 갈 때마다 실패 없이 맛있게 먹고 오는 집이니 근처 계시는 분들은 꼭 가보셨으면 좋겠다. 뻔한 메뉴들에 마시는 술이 지겹다면 한 번쯤은 일부러 찾아갈만한 곳으로 추천해 드린다.
-불금에 한 잔 하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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