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식단관리와 운동으로 다행히 원래의 몸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칭찬할 겸 보상을 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어제는 치팅데이를 가졌다. 치팅은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최고. 나의 최애 음식 스시!! 스시 한 피스 입에 넣고 화이트와인 한 모금이면 그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난 죽기 전에 단 한 가지의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주저 않고 스시를 선택할 정도로 스시를 좋아해서 스시 오마카세는 엔트리 급부터 하이앤드까지 가리지 않고 맛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문정동 법조단지에 있는 가성비 최강 스시 오마카세인 ‘스시야츠’를 소개하려고 한다.
| 스시야츠 정보
주소 : 서울 송파구 법원로 128 문정역 sk v1 B동 1층 132-1호
전화번호 : 0507-1307-4738
영업시간 : 화-토 12:00-21:00
14:40-18:00 브레이크 타임
주차가능, 예약필수
젊으신 셰프 한 분이 오마카세를 담당하셔서 긴 카운터 테이블이 아닌 8명이 앉을 수 있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카운터 테이블로 운영을 한다. 조금 작은 듯한 가게이지만 셰프 한 분이 하시려면 8명의 식사를 한 번에 준비해야 하기에 이 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내부는 여느 오마카세처럼 깔끔하지만 좀 밝은 편. 메뉴는 점심 스시 오마카세 35000원과 저녁 스시 오마카세 50000원, 디너 스페셜 70000으로 극강의 저렴함을 보인다. 주류 반입 시 병당 20000의 콜키지 차지가 있다. 와인의 경우 와인잔과 칠러를 준비해 주지만, 따로 오픈을 해 주진 않고 오프너를 서빙해 주니 참고할 것.
| 스시야츠 음식
1. 달걀찜 (차완무시)
가장 먼저 나오는 일본식 달걀찜인 차완무시. 짭조름한 소스에 감태와 바삭한 라이스볼을 올렸다. 부드러운 달걀찜에 바삭한 라이스볼의 식감이 좋다.
2. 광어 (히라메)
츠마미의 첫 점은 흰살생선인 광어. 사실 70000원짜리 오마카세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숙성이 굉장히 잘 된 광어가 나왔다. 광어가 이렇게 맛있을 일이야? 굉장히 부드럽고 찰졌다. 다시마로 숙성을 했는지 감칠맛은 덤! 셰프님이 숙성을 참 잘하시는 듯.
3. 농어 (스즈키)
제철의 끝무렵인 농어가 나왔다. 쪽파와 함께 원래는 일본식 초된장 소스인 스미소가 뿌려져 나오는데 내가 된장을 좋아하지 않아 소스는 제외하고 받았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쪽파의 향과 쫄깃하고 담백한 농어의 맛이 잘 어울렸다.
4. 살짝 구운 광어와 성게 크림소스 (우니크림 히라메)
김 위에 겉을 살짝 익힌 광어살과 성게소 크림소스를 올렸다. 우니를 국내산을 들여왔는데 생각보다 향이 너무 강해서 크림소스로 만들어서 올리셨다고 한다. 물론 가리비나 단새우에 올리면 더 맛있을 우니이지만 광어 살에 올린 우니크림도 참 고소하고 크리미하니 맛있었다.
5. 전복 튀김 (아와비 덴뿌라)
일반적으로 찐 전복에 내장소스를 주는 곳이 많은데 전복을 바삭하게 튀겨 냈다. 겉은 매우 바삭하고 전복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이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한 입 맛을 보고 소금을 청해 살짝 찍어 먹으니 전복의 단 맛과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6. 고등어 (사바)
츠마미의 마지막 5번째로는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 살짝 시메를 했는데 정도가 약해서 누구나 먹기 편할 맛이었다. 겉면을 아부리 했는데 방법이 특이했다. 보통 토치를 쓰거나 작은 화로에서 아부리를 하는데 불에 달군 숯을 겉면에 굴려 그을리는 것은 처음 보는 방식이었다. 고등어의 겉면을 그을리니 기름진 맛이 더욱 살아올라 고소했다. 기름진 고등어의 맛에 상큼한 유자제스트는 입안을 향긋하게 했다.
7. 능성어 (마하타)
5가지의 츠마미가 끝나고 지금부터 스시 스타트. 70000원짜리 오마카세에 능성어가 나온다고? 자연산이 아닐 수도 있지만 워낙에 몸값 비싼 생선이라 이 가격의 스시코스에 능성어가 나온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간장은 알아서 발라 주니 주는 족족 집어 먹기만 하면 된다. 능성어는 흰살생선이지만 적당히 기름기도 있어서 풍미가 상당히 좋다. 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맛있게 먹어야 하는 생선.^^
이 집 샤리 특징은 밥알의 특별함은 없었지만 간이 세지 않았다. 나중에 다 먹고 나서 갈증이 많이 나지 않더라. 또, 스시 자체의 크기가 크지 않으니 굳이 밥 양을 줄여달라고 하지 않는 것이 밸런스가 좋다. 스시가 나올 때 일본식 된장국인 미소시루도 함께 나오는데 나는 패스. 국물로 배를 채울 수 없어!
8. 참치 속살 (아카미 쯔께)
참치 속살 또는 등살은 맛있게 숙성하기가 참 어려운 부위인 것 같다. 적당히 쇠맛 같은 맛이 느껴져야 진정한 아카미의 맛이랄까. 이런 아카미를 간장에 살짝 절여 감칠맛을 극대화시켰다. 아마 참치 속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9. 연어알 (이쿠라)
연어알은 군함말이 스타일로 주셨다. 사실 오마카세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인데 나름 반가웠다. ㅎㅎ 연어알 군함말이가 나오는 순간 회전초밥집에 온 줄… 오마카세에서는 연어알을 곁들임이나 데코용으로만 봤는데 온전한 메뉴로 나오니 신선한 구성이란 생각이 들었다.
10. 아귀 간 (안키모)
무조건 맛있는 아귀 간. 아귀간이 얼마나 맛있으면 세계 3대 진미인 푸아그라 대용으로도 먹는다 했을까. 부드러운 아귀 간은 잡내 하나 없었고 셰프님이 양념의 배합도 적절히 잘하셨는지 달콤 짭짤 맛있었다.
11. 삼치 (사와라)
이제 막 제철을 맞기 시작한 삼치. 볏짚에 훈연을 하고 알파절임을 올렸다. 훈연향이 코끝을 찌르고 양파의 상큼함으로 맛의 다채로움을 끌어냈다. 가정의 식탁에서 삼치는 굽고 조리는 것이 다인데 오마카세 식당에 오면 훈연도 하고 회로도 먹을 수 있어 참 좋다.
12. 금태 (노도구로)
오오!! 비싼 생선 금태!! 초대리로 간을 한 샤리에 김가루와 구운 금태살, 쪽파, 와사비를 올려준다. 숟가락으로 금태살을 살살 부셔서 밥과 비며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정말 모를 맛이다. 먹다가 든 생각이 여기에 도미육수나 찻물을 살짝 부어 말아먹어도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 삼치 간장구이 (사와라 쇼유야끼)
원래는 삼치 된장구이가 나오는데 내가 된장을 안 좋아한다고 하니 특별히 간장소스에 절여 구워 주셨다. 이런 세심함 너무 좋아! 삼치는 등 푸른 생선치고는 살이 많고 퍽퍽함이 있는데 입에 넣는 순간 메로구이인 줄 착각할 정도로 부드럽게 살살 녹았다.
14. 참치 뱃살 (오오토로)
참치 뱃살을 겉면만 살짝 아부리 한 뒤 소금 후추로 간을 했다. 와~~~~ 이거 대박이다! 원래도 좋아하는 부위이긴 하지만 살짝 아부리 해서 소금 후추를 뿌리니 정말 질 좋고 마블링 아름다운 한우 투뿔 등급의 살치살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이랄까. 역시 기름진 생선에 소금은 베스트 조합이다. 이것만 10점은 더 먹고 싶었다. 지금도 포스팅을 하며 사진을 보고 상상을 하니 입 안에 침이 고여 죽겠다.
15. 광어 지느러미 (엔가와)
엔가와 손질하는 것을 봤는데 두툼하고 크기가 엄청 큰 것을 보니 대광어를 들여와서 쓰는 듯했다. 지느러미의 두께 자체도 엄청나서 반으로 저며 칼집을 넣어 올려 주셨는데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광어의 기름이 너무 고소했다.
16. 바닷장어 (아나고)
역시 스시의 마지막은 꼭 바다장어여야 한다. 동네 스시집이나 회전스시는 민물장어도 쓰던데 제대로 먹으려면 스시의 마지막까지 바다 생선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장어는 양념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익었다. 양념이 너무 세면 장어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데 장어의 담백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17. 고토우동
스시 오마카세에서는 약간 면이 납작한 이나니와 우동을 많이 주는데 스시야츠는 고토우동을 준다. 고토우동은 나가사키 지역의 대표 우동인데 건면이라는 것은 이나니와 우동과 같지만 그보다 면이 동글동글해서 시간이 지나도 잘 불지 않고 쫄깃하다. 표고버섯이 들어 있는 국물도 진하고 감칠맛이 좋았다.
18. 달걀 (교꾸)
난 더 카스테라처럼 퐁신퐁신한 교꾸를 좋아하는데 스시야츠의 교꾸는 카스테라와 푸딩의 중간 정도 식감이었다. 그래도 달달하고 부드럽고 맛있어~
19. 앵콜스시 (고등어)
앵콜스시로 선택한 고등어. 이 맛있는 고등어를 츠마미로 두 점만 먹은 것이 아쉬워 셰프님께 고등어로 니기리(쥐는 초밥)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만들어 주셨다. 역시나 시메가 되어 있어서 샤리에 유자 제스트까지 더하니 앵콜이 이 날의 베스트가 되어 버렸다.
20. 디저트 (현미 아이스크림)
디저트로는 현미아이스크림을 주셨다. 적당히 달콤하고 현미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었다.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었는지 아이스크림과 셔벗의 중간 정도의 식감.
이렇게 먹고 나면 디너스페셜의 모든 코스가 끝난다.
| 총평
7만 원이라는 금액으로 츠마미부터 스시, 디저트에 앵콜스시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또, 있다 해도 그 정도 값의 맛이 대부분이다. 물론 스시야츠도 가격에 맞는 구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탄에비나 아마에비, 시마아지 같은 비싼 식재료는 쓰기 어렵다. 그렇지만 구성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식재료 안에서 이 정도의 맛을 낸다는 것은 스시야츠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가격은 엔트리 급이지만 맛과 구성은 절대 엔트리가 아닌 미들급 정도는 충분히 된다고 자부할 수 있다.
말수는 적지만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고 알레르기나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잘 기억해서 제외가 아니라 대체까지 해 주신 셰프님 덕분에 더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자서 8명의 식사를 케어하기에 중간중간 텀이 있을 때가 있지만 난 워낙에 식사 속도가 늦기도 하고 와인과 함께 즐겼기에 아쉬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오마카세의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거나 아직 경험을 많이 못해 보신 입문자라면 꼭 찾아가면 좋을 곳, 스시야츠! 하이앤드급 오마카세는 너무 비싸니 자주 가긴 어렵지만 대신 스시야츠는 부담 없이 자주 방문 할 수 있을 것 같다. 엔트리급 가격으로 미들급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스시야츠에서 행복한 식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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