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친구가 열심히 일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로 함을 축하하기 위해 술자리를 가졌다. 모두의 중간지점인 방이 먹자골목에 모여 거나하게 한 잔 했는데 방문한 곳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생마차.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일본감성의 술집으로 요즘 방이를 비롯해 잠실새내, 건대, 샤로수길 등에 생긴 듯한데 그중 생마차 방이점을 방문하였다.
| 생마차 방이점 정보
주소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2길 29 1층 110호
영업시간 : 월-목, 일 17:00-03:00
금, 토 17:00-04:00
간판에서부터 생맥주 1900원 닭날개튀김 900원이라는 문구가 시선을 자극한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저절로 발길이 옮겨지는 곳. 외부부터 내부까지 일본의 선술집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기도 하다.
생긴 지 몇 달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대기가 좀 있는 편이고, 내부 자리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편이라 1차부터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겨울에는 외투가 두툼해서 자리 간격을 생각하면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
| 생마차 방이점 메뉴
테이블마다 지류 메뉴가 있긴 한데 주문방식이 특이했다. NFC나 QR을 통해 핸드폰으로 메뉴를 볼 수도 있고, 주문까지 가능하다. 가게 내부가 너무 소란스럽고 정신이 없어서 지류메뉴도 한 장밖에 찍지 못했다. 또, 우리에게 익숙한 가로로 읽히는 메뉴가 아니고, 메뉴 자체가 정신이 없게 생겨서 뭐가 뭔지 보려면 한참을 들여다봐야 한다. 난 그리 늙은이도 아닌데… 아, 정신없어. 빨간 글씨와 NO.1 등 포인트들이 일본 선술집들의 메뉴판을 모티브 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벽면에도 대표 메뉴와 맥주 등을 써붙여 놓았는데 여기가 일본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메뉴판보다 핸드폰으로 하나하나 보는 것이 편리하다.
| 생마차 음식
우선 간판에 대문짝만 하게 적어 놓은 생맥주 1900원짜리를 안 시킬 수 없지! 맥주는 300cc로 500cc일 때의 가격을 생각해도 저렴한 편이다. 저렴하다고 해서 맥주가 맛이 없지는 않고, 보통 생맥주와 비슷한 퀄리티의 맛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 밖에도 잔으로 파는 사케나 쇼추, 사와도 준비되어 있고 일반 소주도 있다.
• 테바나카 피라미드 (닭날개튀김)
이게 그 유명한 900원짜리 닭날개튀김이다. 테바나카가 일본어로 그냥 닭날개라는 뜻인데, 어디가 피라미드라는 거지? 피라미드는 쌓여야 하는데 많이 평평한 피라미드다. ㅋㅋ 하나에 900원인데 낱개로는 팔지 않고, 10개 9000원이다. 우리는 기본과 매운맛 반반을 시켰는데 닭날개가 너무 귀엽다. 닭이라기보다 청소년기 병아리쯤 되려나… 개수를 떠나 전체적인 크기와 양을 생각하면 교촌 윙봉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다. 치킨박스에 담는다고 생각하면 20개로도 상자를 채우기 힘들 작은 크기라 간판에 크게 쓰여 있는 가격을 보고 들어가서 실재의 닭날개 크기를 본다고 하면 실망, 대실망! 봉이나 날개의 끝부분은 없고 윙의 가운데 부분만 있는데 그마저도 뼈 하나는 발라져 있어서 더욱 작아 보인다. 엄지 손가락 정도 크기가 될락 말락.
닭날개 사이즈에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이 많았지만 맛만큼은 좋았다. 짭조름 바삭한 것이 맥주에 먹기 정말 딱 좋은 그 맛! 엄지와 검지를 끼울 수 있는 비닐장갑을 줘서 손에 묻히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데 나오자마자는 뜨거움 주의~ 매운맛은 살짝 매콤한 양념치킨 맛인데 내 입맛에는 기본맛이 압승. 같이 간 친구 중 하나는 매운맛이 더 맛있다는 걸로 봐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맛은 아닌 것 같으니 취향대로 초이스 하면 될 것 같다.
• 아지후라이 (전갱이튀김)
아지후라이 9000원. 아지후라이는 생각보다 양이 적지 않았다. 타르타르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일본여행을 가서도 고소함이 좋아 아지후라이를 종종 먹는데 생마차의 아지후라이는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약간 비린맛이 남아 있어서… 전갱이 자체가 비리기 쉬운 생선이라 생물이 아니라면 잡내를 잘 잡고 요리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걸 못 한 느낌이다. 그러면 레몬이라도 같이 주지… 해산물이라면 사족을 못쓰기도 하고, 회나 초밥도 등 푸른 생선을 훨씬 좋아하는 나에게도 비린맛이 느껴진 거면 어패류에 민감한 사람은 먹기 힘들 수도 있다. 일본감성의 술집이라 안주도 제대로 일본스러운 것을 먹으려고 했는데 전갱이튀김을 고른 것은 실패다.
• 설탕토마토
실패할 수 없는 누구나 아는 맛, 설탕토마토. 얇게 슬라이스 한 토마토 위에 설탕을 솔솔 아니, 왕창 뿌렸다. ㅋㅋ 너무 왕창 뿌렸다. 설탕의 달콤한 맛이 은은하게 나야 맛있는데 설탕이 너무 많아 탈탈 털거나 젓가락으로 긁어낸 뒤 먹었다. 전갱이의 비린맛 때문에 상큼하게 입가심하려고 시킨 건데… 토마토나 딸기와 설탕의 조합은 실패하기 어려운데 맛없지는 않았지만, 설탕을 너무 많이 뿌려서 부담스러웠다. 실수로 설탕통을 엎은 건가? 요리하시는 분 설탕 좀 아끼셔도 될 것 같아요~
| 총평
우선 일본감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간판부터 내부 인테리어, 메뉴판, 메뉴나 술까지 모두 일본 선술집 스타일이다.
닭날개는 분명히 맛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맛은 아니고 닭날개로 낼 수 있는 맛있는 맛 정도. 모든 메뉴를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음식맛이 좋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단품의 가격을 보면 저렴한 것 같지만 양이 적어서 생각보다 가성비가 좋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얼마 전 소개했던 와타미가 가성비는 더 좋은 듯. 와타미는 적은 듯해도 어이없지는 않았는데 생마차의 닭날개 크기는 어이없다.
테이블 간격도 협소하고, 너무 시끄러워서 진득하게 앉아서 술을 먹을 곳은 아니다. 특히 1차로 가는 것은 절대 금물! 2차로 많이들 오는 것 같던데 내 기준에는 2차로 갈 집도 아니다. 어차피 굉장히 늦게까지 하는 곳이기 때문에 막차로, 마지막으로 딱 맥주 한 잔이 하고 싶을 때, 정말 술 한잔이 부족할 때, 간단하게 닭날개에 잔술 한두 잔 금세 훌훌 먹고 나오기 좋은 곳.
닭날개가 너무 싸다는 간판을 보고 닭날개로 배를 채우려는 생각은 버리자. 생마차는 막차로 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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