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가락시장 근처에 배우 이장우가 우동집을 냈다는 건 유튜브와 티브이를 좀 본다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오픈한 이래로 나도 친구들과 가끔 찾는 곳인데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릴 것 같아 포스팅을 해보려 한다. 이장우 우동집 ‘우불식당‘! 우불은 우동과 불고기를 의미한다.
요즘 일교차가 커서 낮에는 따뜻한 햇빛 때문에 야외활동을 하기 좋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꽤나 쌀쌀하다. 이렇게 쌀쌀한 바람이 불면 따끈한 국물요리가 생각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포장마차 즉석우동이 아닐까? 추울 때 뜨근한 우동이 담긴 그릇에 양손을 살며시 감쌌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후후 불어 한 모금 마시고 면발까지 후루룩후루룩 먹으면 금세 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 이장우 우동집 '우불식당' 정보
주소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28길 27 성원상떼빌 상가 102동 124호
전화번호 : 02-404-7888
영업시간 : 월-토 11:00-02:00
01:00 라스트오더
주차가능. 단체이용가능.
초저녁에 가면 아직도 대기가 있는 편. 아무래도 유명 연예인이 하는 곳이니 궁금한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대신 테이블 회전이 빠른 음식이라 대기가 매우 길지는 않다.
| 이장우 우동집 '우불식당' 메뉴
메뉴는 단 세 가지로 단출하다. 즉석우동과 모듬어묵, 갈비한판. 우동은 매운 맛과 순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메뉴를 처음에 봤을 때 우동집에 웬 갈비? 의아했는데 대구에서 50년 전부터 우동과 불고기를 함께 먹는 것이 유래했다고 한다. 메뉴판 아래쪽에 작은 글씨를 읽어 보면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다.
이장우가 우동집을 낸 계기가 재미있었는데 이장우는 해장을 할 때 우동을 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동집이 너무 멀어 직접 냈다고 하니 즉석우동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특히나 우동에 들어가는 다대기 비법을 두 달여에 걸쳐 연구를 했다고 하니 팜유패밀리로서 먹는 것에 진심임을 알 수 있다.
| 이장우 우동집 ‘우불식당’ 음식
<즉석우동>
우동면이 아래에 들어가 있고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명이 덮여있다. 고명은 가라앉은 어묵 몇 개와 푸짐한 유부, 쑥갓, 파, 김가루, 두 달간 연구했다는 다대기. 요즘 물가가 많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고명을 가득 얹어줘서 기분이 흡족하다. 특히 쑥갓의 경우 다른 곳은 초록색 데코로 한두 잎 넣어 주는 데 반해 향이 제대로 우러나도록 듬뿍 넣어 준다. 향신채소 러버인 나에게는 매우 감사한 일. 유부도 면만큼 풍족히 들어 있다.
즉석우동의 면발은 흔히 상상하는 오동통한 면이 아닌 중화면 같은 비주얼의 부드러운 면이다. 면발이 쫄깃하다기보다는 부드럽게 후루룩후루룩 넘어가는 스타일. 양념장을 풀어 국물 맛을 보면 옛날 추억의 맛인 포장마차 스타일의 달콤 짭조름한 베이스에 칼칼함이 더해진 맛. 면을 집을 때 중간중간 씹히는 쑥갓의 향도 좋다.
<모듬어묵>
즉석우동에서 면이 빠지고 어묵이 늘어났다. 사진에는 넓적한 사각어묵만 보이지만 먹다 보면 둥근 어묵도 있고 구멍이 뻥 뚫린 어묵들도 나온다. 맛은 우동과 거의 같은데 밀가루면이 빠지니 국물이 좀 더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우동은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면의 전분기가 국물과 합해져서 국물 맛이 순해진다.
<갈비한판>
의외의 비주얼을 가진 갈비한판. 무슨 남산돈가스 집에 온 것 같았다. 내가 생각했던 갈비와는 다른 떡갈비 모양새를 한 음식이었다. 완전 떡갈비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이 소스가 발려져 나와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의 중간 어디쯤 되는 음식인 것 같다. 곁들임으로 마카로니 샐러드와 양배추, 대파김치, 단무지, 밥과 모닝빵을 함께 주는데 여기서 핵심은 대파김치와 모닝빵이다. 밥과 갈비를 먹을 때는 대파김치를 함께 먹어서 고기의 느끼함과 단 맛을 중화시켜 주고, 모닝빵을 찢어서 고기와 양배추, 마카로니 샐러드를 얹어 먹으면 버거처럼 먹을 수도 있다.
이렇게 저렇게 맛을 보니 접시에 나온 모든 음식을 섞어도 맛있을 듯하여 갈비한판을 추가로 시켜 볶음밥처럼 다 섞으니 모양은 좀 구리지만 맛은 좋았다.
즉석우동과 모듬어묵이 좀 평범했다 하면 갈비한판이야말로 먹잘알 이장우를 잘 나타낸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과도 먹고, 섞어서도 먹고, 센스 있게 빵도 줘서 버거로도 즐길 수 있으니…
| 총평
메뉴가 우동에 어묵이니 사실 엄청난 맛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요즘 일본식 우동집만 늘어가는 추세에 이런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입맛에는 살짝 단 맛이 많이 나기는 했는데 함께한 친구들은 모두 괜찮다고 했으니 이장우가 정말 가루왕자답게 대중적인 맛을 잘 파악한 것 같다. 대기업스러운 맛은 실패가 결코 없다.
이장우는 해장을 하려고 먹는 우동이라지만, 해장뿐만 아니라 7-8천 원이면 요즘 물가에 직장이 가까운 분들은 점심식사를 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또, 고기메뉴와 칼칼한 국물메뉴라 안주로도 훌륭하다. 이 우동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갈 정도의 수고를 할 곳은 아니지만 근처 갈 일이 있다면 겸사겸사 가 볼만 한 곳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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