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바삐 보내고 주말이 오면 한 번씩 야식을 즐기곤 한다. 평일에는 웬만하면 빠뜨리지 않고 운동도 하려고 하고, 외식을 하더라도 너무 늦게 먹지 않으려고 하기도 하고, 술도 자제하니 주말 야식은 일주일에 한 번씩 나 자신을 격려하는 보상이라고 해야 하나. 한 번씩 야식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 같은 가벼운 일탈을 하고 나면 일주일을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주말 야식이나 외식 메뉴를 생각하는 것은 항상 기분 좋은 고민거리이다. ㅎㅎ 물론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면 가장 간단하고 편리하지만 이번 주에는 오랜만에 추억의 맛을 느끼려고 늦은 시간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찾았다. 원래는 항상 우정닭발이라는 곳을 갔었는데 내가 방문한 시간이 새벽 1시 남짓이기도 했고, 우정은 2시에 영업종료라고 하여 그 앞에 있는 허리케인박을 방문했다. 허리케인박은 30년 이상을 이어 온 옛날 약속떡볶이의 바뀐 이름이다.
| 신당동 떡볶이타운 허리케인박 정보
주소 : 신당동 302-28 1층
전화번호 : 02-2252-2616
영업시간 : 24시간 영업
매달 2,4번째 목요일 정기휴무
가게 앞이나 공영주차장 주차가능, 발레파킹
| 신당동 떡볶이타운 허리케인박 메뉴
신당동 떡볶이타운 안에 있는 가게들은 보통 떡볶이와 닭발이 주 메뉴인데 허리케인박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석떡볶이에는 기본 신당동 떡볶이를 비롯해 해물, 닭갈비, 차돌박이, 치즈, 짜장맛이 있다. 닭발은 국물뼈닭발과 무뼈닭발. 떡볶이에는 여러 가지 사리를 추가할 수가 있는데 신당동 떡볶이에는 기본적으로 튀김만두, 달걀, 소시지, 쫄면, 라면 등의 사리가 들어가 있으니 무턱대고 추가할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먹어도 충분하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추가할 것! 어차피 계속 끓이면서 먹는 즉석떡볶이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내가 먹고 싶은 내용물을 추가할 수 있다. 떡볶이와 닭발이 매콤한 음식이니 곁들여 먹을 달걀찜이나 주먹밥 등의 사이드 메뉴와 음료 및 주류가 준비되어 있다.
| 신당동 떡볶이타운 허리케인박 음식
우리가 시킨 짜장떡볶이. 납작한 냄비에 떡을 깔고 그 위에 다양한 사리를 얹고, 소스가 풀어진 육수를 담아 내준다. 개인 테이블에서 자글자글 끓이면서 먹는 즉석떡볶이이다.
2인 기본으로 시키니 라면과 쫄면, 튀김만두 2개, 달걀 2개, 소시지와 어묵이 들어갔다. 재료가 이것저것 다양하게 들어가서 음료 외에 특별히 추가로 시킬 것은 없다. 우정에서 기본 떡볶이를 먹을 경우 항상 참치를 추가하여 먹었지만, 이 날은 짜장떡볶이를 선택해서 주는 대로 먹기로 했다.
어느 정도 끓이다 보면 재료들에 양념이 배어들고 묽었던 국물이 자작자작 걸쭉해지는데 그러면 떡볶이를 먹을 타이밍인 것이다.
면은 불으면 맛이 없으니 라면을 먼저 건져 먹어주고 나머지 것들을 골고루 공략한다. 떡도 먹고, 어묵도 먹고, 소시지도 먹고…
신당동 떡볶이의 가장 큰 특징은 떡의 굵기인데 다른 곳보다 유독 가느다란 떡이다. 아무래도 계속 졸이면서 파는 것이 아니라 끓이면서 먹기 때문에 간이 잘 배도록 하기 위해 떡을 가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신당동 떡볶이타운의 허리케인박 떡볶이를 평해보자면, 떡볶이에 들어 있는 어묵은 사실 어묵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얇은 종잇장 같았다. 어묵의 향이나 맛이 거의 나지 않는 얇은 밀가루 가공품 같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소시지 역시 모양은 프랑크소시지이지만, 핑크빛의 밀가루 덩어리에 소시지 향을 조금 첨가한 듯한 맛. 그런데 신당동은 떡볶이타운 내에 어느 곳을 가도 비슷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맛만 있으면 될 뿐. 떡볶이는 어차피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니니 양념만 맛있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난 분명 짜장떡볶이를 시켰는데 짜장의 맛이 나질 않아… 색깔은 짜장색인데 맛은 고추장도 짜장도 아닌 밍밍한 맛. 아무리 끓여도 맹숭맹숭 그 자체였다. 난 간도 싱겁게 먹는 편인데 왜 아무 맛도 안 나지? 차라리 빨간 기본 신당동 떡볶이를 먹었어야 했나? 사진을 보면 맛있게 생겼는데 왜 이러지? 오죽하면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처음 방문해 보는 함께 간 친구가 신당동 떡볶이는 원래 이런 맛이냐며 이런 맹맛을 왜 먹는 것이냐며 핀잔을 주었다. 완전 민망 그 잡채!!
| 총평
신당동 떡볶이타운 중 허리케인박은 예전 약속일 때부터 나름 유명한 곳이기는 하다. 평점도 개중에 높은 편이기도 하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방문한 날의 짜장떡볶이는 정말 아니었다는… 추억의 맛을 느끼고 싶어 새벽에 일부러 강 건너까지 찾아간 건데 추억은커녕 밍밍한 맛에 어이없는 실소만 짓다가 왔다. 조금 일찍 나와서 우정을 갔어야 해. 만약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방문한다면 우정닭발을 가도록 하자. 그리고 떡볶이는 짜장이 아닌 기본으로, 사리는 참치 추가로 먹는다면 큰 실패할 일은 없다. 우정닭발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닭발을 시켜서 소주를 한 잔 하는 손님들도 많다. 신당동 떡볶이타운은 식사를 하러, 늦은 밤 야식을 먹으러, 술 한잔하러 찾는 곳이니 맛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신당동 떡볶이타운에 방문한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난 몇 년 만에 한 번 다녀왔으니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가지 않아야지.^^
tip.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방문한다면 맛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뭐든 기본으로 먼저 먹어 볼 것.
신당동에서 가 본 몇 집 중에서는 우정닭발을 추천.
떡볶이를 먹는다면 기본에 참치사리를 추가할 것.
맛있게 식사를 한다기보다 떡볶이나 닭발에 술 한잔 하러 가는 것이 덜 실망하는 방법.
내가 알려주는 팁만 생각하고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방문한다면, 엄청 맛있지는 않아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옛 추억도 느끼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야식이 생각나거나 새벽에 갑자기 배가 고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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