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품헌 양재점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퓨전중식 맛집 만족스러운 맛 불만족스러운 서비스 내돈내산 후기

작업실과 가까워 때때로 찾아가던 중국식 샤브샤브집이 있다. 서비스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장님을 비롯해 직원들까지 외국인이라 정서가 달라서 그렇겠거니 하며 오로지 맛 때문에 찾아가던 곳이기도 하다. 일품헌 양재점. 일반 샤브샤브와 달리 각종 한약재로 우린 육수와 개인화로가 있는 곳이다. 맛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이겠지만, 서비스적인 부분은 주관적인 생각을 제외하고 팩트만으로 리뷰할 생각이니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꼼꼼히 읽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 일품헌 양재점

일품헌 양재점

 

주소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634-27 성원빌딩
전화번호 : 0507-1360-7117
영업시간 : 월-금 11:30-22:00
                토 11:30-21: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건물을 통째로 쓰는 식당. 1층 홀과 2층 프라이빗 룸이 있는데 나는 대부분 예약 없이 방문이라 1층만 이용해 보았다. 프라이빗 룸이 있다고 하니 모임을 할 때 미리 예약을 한다면 유용할 것 같다.

주차 가능하다. 발레주차인데 무려 발렛비가 5000원. 순간 여기가 양재동이 아닌 청담인가 했다. 청담도 요즘 평균 5천 원이고 비싼 곳이 8천 원까지 받는데 땅값이나 임대료 등이 현저히 차이가 나는 양재동에서 발렛비 5천 원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근처 비싼 갈빗집도 그 정도의 발렛비는 안 받고, 더 부자 동네인 도곡동도 주차비를 그렇게 받지는 않는다. 여하튼 주차장에 들어섰다가 양재동에서 발렛비 5천 원은 아닌 듯하여 다른 곳에 차를 대고 걸어갔다. 상관없는 사람들은 그냥 5천 원 주고 발레주차를 맡기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자. 1인 샤브가 13000원인데 주차가 5000원? ㅋㅋㅋ

 

| 일품헌 메뉴

내가 다른 곳에 주차를 하는 동안 일행들이 먼저 들어가서 주문을 했기에 메뉴를 찍지는 못하였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가 1인 샤브 13000원과 샤브에 탕수육이 함께 나오는 스페셜 세트메뉴 25000이다. 그밖에 한우세트나 단품메뉴들도 준비가 되어 있다.

 

| 일품헌 음식

일품헌 한상차림

 

우리는 탕수육이 함께 나오는 스페셜세트를 주문했다. 1인 샤브세트에 비해 고기가 20g 더 나오고, 숙주 등 채소가 리필 가능하며, 탕수육이 함께 나온다. 사진의 한상차림은 탕수육이 나오기 전 모습이다.

보다시피 개인화로에 육수를 하나씩 올리고, 각각의
쟁반마다 1인분씩 샤브샤브 재료들이 나온다. 구성은 소고기와 숙주, 청경채와 버섯, 배추 소량씩. 피쉬볼과 만두, 분모자도 한두 개씩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넣어 먹을 국수까지. 소스는 간장소스와 땅콩소스 두 가지이고, 작은 샐러드도 함께이다.

일품헌 샤브샤브 육수

 

육수는 백탕인 버섯육수와 홍탕인 마라육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맵찔이인 나는 당연히 버섯육수! 개인 육수를 들여다보면 버섯, 대추, 대파, 마늘, 구기자 등이 들어 있다. 그밖에 한약재들도 들어간 듯한데 보이지 않아서 뭐가 들어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국물맛을 보면 은은한 버섯향과 한약재의 향이 나는 것이 국물만 한 사발 마셔도 몸이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다. 사실 그동안 일품헌을 찾았던 이유도 이 육수가 전부이다.

일품헌 개인 화로 샤브샤브

 

향기가 감도는 육수에 제각기 먹고 싶은 재료들을 넣는다. 배추와 청경채, 숙주 조금, 소고기까지. 채소의 숨이 살짝 죽고, 고기의 핏빛이 가시면 간장소스에 찍어먹고, 땅콩소스에도 찍어먹고. 확실히 다른 샤브샤브집에 비해서는 조미료맛도 나지 않고 건강한 맛인 건 사실이다. 땅콩소스도 맛있고.

맛있게 먹던 중 두둥. 허허… 주차 이후로 또 난관이 생겨버렸다. 사실 식사 중간에도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개인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으므로 딱히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겠다. 어쩌면 직원들이 외국인이고 그중에는 한국말이 서툰 분도 있으니 제대로 된 소통이나 친절함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얼룩진 채소 그릇

 

숙주를 윗부분만 조금 집어 먹었을 때는 몰랐는데 아래쪽에 남은 부분을 집으려고 보니 그릇이 이상태이다.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담는 그릇인데, 인테리어도 고급지고, 발렛비를 무려 5천 원이나 받는 식당에서 이렇게 더러운 그릇을 준다고? 이게 말이나 되는가!

그릇을 닦은 후 물기 있는 채소를 넣었을 때 채즙이 흘러서 얼룩이 질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것도 많이 양해해서 그렇다. 나도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이고, 요리블로거인데… 오후 5시 40분쯤 방문을 했고, 그럼 브레이크타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인데 브레이크타임에 준비해 놓은 숙주에서는 이렇게 더러운 색의 채즙이 나올 수는 없다. 썩은 숙주가 아니고서야. 금방 묻은 채즙이라면 손으로 문지르면 얼룩이 금세 지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남은 숙주를 몽땅 다른 접시에 덜어내고 만져보니 언제부터 얼룩이 말라비틀어져 있던 건지 손으로 아무리 문질러도 얼룩이 가시지 않았다. 어이가 없어서 테이블 서랍 안의 물티슈로 닦아보니 얼룩이 가시더라. 

한 가지 더! 육수 냄비를 덮는 뚜껑은 음식물이 닿을 수도 있는데 직원이 뚜껑을 가져다가 창틀 옆 시멘트 난간에 올려놓는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더러운데, 저렇게 두었던 뚜껑은 어찌 관리를 할는지…😞 참으로 걱정되는 청결상태이다. 손님이 빤히 볼 수 있는 홀에서의 청결도 이러한데 안 보이는 곳은 상상이 안 된다. 

조리된 음식이 아닌 채소를 넣는 그릇이라 씻지를 않은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더럽다는 것은 사진으로 보듯이 분명한 팩트이다. 사진상에도 얼룩이 말라 있는 것이 보일 정도이니...이건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음식장사를 하려면 지켜야 하는 청결문제일 뿐 소통이나 정서와는 상관없다. 설거지를 안 하는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모를까.

칼국수

 

채소그릇이 더러워 숙주도 못 먹으니 배가 차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국수라도 말아 보았다. 국수의 양이 적은 편이라 보통분들은 괜찮지만 양이 많은 분들은 추가로 주문을 하는 것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일품헌 탕수육

 

일품헌의 탕수육은 찍먹이나 부먹 스타일이 아닌 볶아서 나오는 방식이다. 일반 중식당에서 먹는 맛에 비해 시큼함이 강한 편이다. 튀겨서 볶았지만 적당히 바삭함과 쫄깃함이 살아있다.

 

| 총평

아쉽다는 생각이 전반적이다. 차라리 음식이 맛이 없는 식당이라면 아쉬울 것도 없겠는데, 맛은 있는데 서비스나 청결이 엉망이라 너무 아쉽다. 샤브샤브도 탕수육도 맛있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맛있다고 해봐야 맛있는 샤브샤브와 탕수육이고, 그걸 발렛비 5천 원과 더러운 그릇을 참아가며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맛있는 건 사실이지만, 또 그렇다고 미친 듯이 맛있는 것도 아니고..

규모도 크고, 인테리어도 멋지고, 음식맛도 훌륭한 이런 식당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식당은 우선 맛이 좋아야 하겠지만, 손님들은 아무리 맛있어도 제 기분 상해가며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걸 사장님이 좀 아셨으면 좋겠다.

리뉴얼을 하기 전부터 몇 번을 방문했던 가게이고, 재오픈 후 점점 발전하기를 기대했던 곳인데, 기대와는 점점 멀어져서 아쉬운 마음이다. 다른 문제는 모두 고사하고 청결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깨끗하게 하지 않는다면 재방문은 글쎄…

앞으로 일품헌 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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