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많이 타지 않아 여름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이번 여름은 유달리 더웠다. 더위를 먹거나 냉방병 때문에 중간중간 보양음식을 챙겨 먹었는데 오늘은 마지막 여름 보양식을 소개하려고 한다. 며칠 뒤면 곧 9월이라 내가 좋아하는 여름도 끝나버려 아쉽기만 하다. 올여름 닭고기, 오리고기, 소고기 등의 보양식을 먹었는데 오늘의 마지막 여름 보양식은 다름 아닌 장어. 평소에는 집에서 가까운 삼성동이나 기분을 내러 청계산, 백운호수 등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으로 다녀온 암사동의 ‘강천민물장어’를 소개하겠다. 동네마다 장어 맛집들이 몇 군데 있듯이 암사동에도 장어 맛집을 검색하면 뜨는 곳들이 있다. 내가 다녀온 강천민물장어는 그중에도 평점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 지인의 피셜로도 몇 군데 다녀봤는데 암사에서는 강천민물장어가 최고라고 한다. 하지만, 평점이나 추천은 다른 사람의 입맛이고 얼마나 맛있는지 내가 먹어봐야지!
| 강천민물장어 정보
주소 : 서울 강동구 고덕로 52
전화번호 : 02-441-9696
영업시간 : 11:30-22:00
예약, 주차, 포장 가능.
가게의 내부가 매우 넓은 편이고 테이블 간격도 넓고 밝아서 식사하기에 참 좋다. 처음 들어섰을 때 자리 안내만 해주시고, 꽤 긴 시간 테이블 정리와 주문이 되지 않아 언짢은 감이 있었는데 보다 보니 너무 이해가 가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매우 바쁜 저녁시간 우린 워크인으로 방문을 했고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주문에 장어도 구워주셔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어진 것뿐이다. 그 정도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지. 안전하게 방문을 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자리도 미리 세팅을 해 놓으신다.
| 강천민물장어 메뉴
장어집에서 메뉴소개랄 게 따로 있을까. 민물장어구이와 장어탕이 대표메뉴이고, 이 집의 메리트는 장어 한 마리가 무조건 34000원이라는 점이다. 서울에서 민물장어를 먹는 가격 치고는 상당히 저렴하다. 양념구이와 소금구이가 따로 있지 않고 마리당 주문을 받아 소금구이로 구워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강천민물장어의 특색이다. 오래전에는 민물장어집을 가면 대부분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구워주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구분을 하거나 어느 곳에서는 고추장 양념도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같다. 하지만 나의 최애는 소금구이니까 일단 메뉴면에서 강천민물장어는 합격!
| 강천민물장어 음식
우리는 5명이 방문해서 장어 4마리를 일단 주문했다.
장어를 주문하고 손질되어 나오는 동안 밑반찬과 숯불을 넣어주신다. 숯도 참숯만 쓴다고 하니 더더욱 장어의 맛이 기대된다.
밑반찬으로는 고구마 전, 백김치, 깻잎장아찌, 동치미, 피클, 장어뼈튀김, 생강채가 나온다. 개인접시에 부추무침도 따로 준다. 상차림을 이렇게 잘해주는데 장어도 싸면서 상차림비가 없다고? 완전 혜자 로운 장어집에 틀림없다. 장어 나오기 전 찬들을 맛을 봤는데 동치미가 끝내준다. 살얼음이 올라간 동치미가 달달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소면 한 젓가락 딱 말고 싶은 맛이었다. 반찬들이 하나같이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기름기 많은 장어와 곁들여 먹기 좋았다. 상큼한 반찬들 위주라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았다.
두둥!! 드디어 장어가 나왔다. 적당히 통통한 장어였다. 나는 무조건 큰 장어가 맛있는 건 줄 알았는데 사장님 말씀이 장어가 너무 커도 퍽퍽하고 맛이 없다고. 중간크기정도의 장어가 가장 맛있다고 하셨다. 장어는 직원 분들이 구워주신다. 바쁘신데 직접 구워 먹어도 된다고 하니 직접 구워드시도록 하기도 했었는데 그러면 제대로 구워드시는 테이블이 별로 없고 좋은 장어를 맛있게 잘 못 드시니 좀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모든 테이블을 직접 구워주신다고 한다. 한쪽 면을 굽고 소금을 적당히 뿌려 뒤집어 굽고, 지느러미도 정리를 깔끔하게 해 주셔서 우리는 아기새마냥 집어 먹기만 하면 된다. 이러니 테이블예약을 하지 않으면 회전이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만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가게 하기 위해 일일이 한 테이블 한 테이블 신경 쓰시는 마음씨가 참 멋지다. 게다가 불에 굽는 음식이다 보니 여름에 많이 더울 수 있는데 에어컨에 발밑으로 선풍기까지 틀어주셔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숯불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었다. 이러니 어떻게 사장님 마음씨를 칭찬하지 않을 수 있겠어!
장어가 구워지는 동안 장어의 짝꿍 복분자주로 적셔줘야지. 달콤 상큼한 복분자주를 마시니 입안에서 빨리 장어를 내놓으라고 아우성이다.
마침내 장어가 다 구워졌다. 장어가 잘 구워지면 먹기 좋게 잘라서 배열을 해 주시고 한 켠에는 배추김치와 대파김치가 들어간 도시락을 올려주시는데.. 어랏, 이거 저희 안 시켰는데요? 장어가 기름기가 있어서 같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고 맛있다고 그냥 다 주시는 거란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장어를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돌아 참을 수가 없다.
강천민물장어는 소금구이로 구워주고 소스를 따로 준다. 소스도 데리야끼 소스와 고추장 소스 두 가지.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생강채를 데리야끼 소스에 넣어 구운 장어와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생강의 아린맛도 줄어들고 장어에 소스를 푹 찍어 장어맛을 다 가려버리는 만행을 피할 수 있다. ㅎㅎ 생강채나 부추무침과 곁들여서도 먹고, 깻잎지나 백김치에 싸서 먹어도 맛있다. 불판에 올려 지글지글 끓는 대파김치도 하나 얹으면 참 별미이다. 장어도 적당히 살이 올라 기름지면서도 쫀득하고 숯불에 구워 향도 좋고 담백하기까지 하다. 마지막 여름보양식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메뉴야.
4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4마리를 더 시켜 먹는다. 이렇게 맛있는데 한두 마리 추가해서는 해결될 게 아니다. 우리가 너무 잘 먹기도 하고 들어와서 기다린 것이 마음에 걸리셨는지 서비스도 많이 주셨다. 장어와 함께 구워 먹으라고 새송이 버섯도 그냥 주시고. 요즘 채소값이 금값인데 어느 고깃집에서는 새송이 하나를 얇게 썰어서 버섯추가 5000원을 받던데 통 크게 두 개를 떡 하니 올려주셨다. 얇게 썰어서 버섯의 맛있는 육즙이 다 빠져나가게 굽지 않고 통으로 버섯의 즙이 넘치도록 구운 뒤 먹기 좋게 잘라 주셨다.
장어탕을 시켜 안주로 떠먹으려 했는데 아까 오래 기다리게 한 것이 내심 마음에 걸리셨는지 서비스로 주신다며 무려 장어탕을 두 그릇이나 서비스로 주셨다. 사장님!! 이렇게 많이 주셔도 돼요? 비빔국수는 우리가 따로 시킨 메뉴.
장어탕은 간이 세지 않고 녹진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한 그릇 떠먹으면 금방이라도 기운이 날 것 같은 맛. 엄청 고소하고 걸쭉해서 밥이랑 먹어도 좋지만 장어탕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할 것 같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비빔국수에서 한 번 더 감동!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 새콤 달콤 매콤한 비빔국수. 한 번 먹으면 평범한 것 같지만 두 번 먹으면 어? 하다가 결국은 계속 먹게 되는 그런 맛이다. 냉면에 고기를 싸 먹듯이 비빔국수에 구운 장어를 올려 먹었더니 그것도 맛있다. 메인 장어부터 사이드메뉴까지 모두 맛있게 올클리어!!
| 총평
강남에 사는 내가 요즘 부쩍 암사동을 자주 갔었는데 암사에는 가성비가 좋은 맛집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강천민물장어는 암사 아니, 서울 민물장어 맛집으로 인정!! 사장님과 아드님이 계시고 직원분들이 몇 분 계신 듯한데 하나같이 너무 친절하고 잘 챙겨주셔서 감사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친절해도 음식맛이 별로면 다시 찾지 않게 되는데 친절함도 음식맛도 별 다섯 개!!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 맛도 좋고 상차림비도 따로 받지 않고, 서비스도 주시고 맛집으로 소문이 나는 가게들은 이유가 다 있는 듯하다. 장어가 먹고 싶은 날 무조건 다시 방문하게 될 맛집! 자주 가던 청계산 풍천가만 해도 상차림비를 따로 받고 친절하지도 않아서 맛은 있어도 썩 기분 좋은 식사는 아닌데, 앞으로 풍천가 갈 바엔 무조건 강천민물장어로!! 근처 사시는 분들은 다른 곳 말고 꼭 강천민물장어 가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다른 여름 보양식들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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