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박고볼래 모든 안주가 맛있는 실내포차 비 오는 날 운치있는 곳 포장마차 감성 술집

얼마 전 다녀온 나의 찐 단골맛집을 공개하려고 한다. 바로 양재동의 박고볼래 실내포차인데 무려 내가 15년을 넘도록 다닌 곳이다. 일반 포차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메뉴들을 비롯해 해산물로 만든 요리도 다양한데 대부분의 음식을 시키면 실패가 없는 곳이라 술을 마시기도 좋지만, 배를 채우기도 참 좋은 곳이다.

 

며칠 전 친구와 찜질방을 갔다가 요즘 찜질방 음식들이 예전 같지 않고, 워터파크에서 먹는 마냥 비싸고 맛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었다. 옛날엔 찜질방에서 미역국 한 사발은 국룰이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있기도 했고, 몸을 후끈후끈 지지고 나니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절실했다. 하지만, 찜질방에서 나온 시간이 이미 밤 11시를 훌쩍 넘어가고 있어서 냉면집은 연 곳이 없어 아쉬운 대로 시원한 물회라도 먹고자 간만에 나의 오랜 맛집인 양재 박고볼래를 방문하였다.

 

| 양재 박고볼래 정보

 

양재 박고볼래

 

주소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0길 12
전화번호 : 02-529-5254
영업시간 : 월-토 16:30-01:30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모닝와이드에 물회가 소개된 적이 있는 찐 물회 맛집.
가게 앞쪽으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술을 마셔야 하는 곳이니 꼭 대리를 부르거나 차를 두고 오시오~~~!

원래는 1층만 있었는데 2층까지 함께 영업을 하고 있어서 자리가 여유롭지만, 퇴근시간이나 금요일 같은 때에는 그 많은 자리가 만석이 되니 서둘러 가거나 조금 늦은 시간을 노리는 것이 낫다.

 

| 양재 박고볼래 메뉴

내가 너무 오랜만에 방문을 했나 보다. 박고볼래도 진화하여 메뉴가 태블릿으로 바뀌었다. ㅎㅎ 테이블마다 태블릿이 있어 직원을 따로 부를 필요 없이 모든 것을 주문할 수 있다. 아, 이 얼마나 편리한가!

태블릿 메뉴라 일일이 찍지는 않았다. 대략적으로 일반 포차 메뉴와 해산물 메뉴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집에서는 박고볼래 강남구청점이 가까워서 종종 가고, 양재점은 연습실에서 가까워 더 자주 갔는데 각각의 추천메뉴가 있다. 같은 박고볼래라는 이름이지만, 메뉴가 살짝 다른 것이 있고, 종류는 강남구청점이 더 많은 편. 양재 박고볼래를 방문한다면 물회가 필수! 강남구청 박고볼래에 가면 날치알에 비벼 먹는 비비고 오징어회가 필수이다. 이밖에도 정말 통통하고 바삭한 오징어튀김은 별미 중에 별미이고, 배가 많이 고프다면 닭볶음탕이나 국물닭발에 주먹밥을 먹는 것도 좋다.

 

| 박고볼래 음식

• 기본 유부어묵탕

 

유부어묵탕

 

초창기부터 내어주는 어묵탕. 예전에는 유부가 적고 어묵이 큼직했는데 요즘은 어묵의 크기가 작아지고, 유부가 듬뿍 들어갔다.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오이냉국을 내어 주기도 한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술이 목적이 되는 날에는 본 안주가 나오기 전에 이 국물에 이미 소주 한 병은 사라지고 만다.

 

• 물회

 

물회

 

물회는 해물이 들어간 것과 생선회가 들어가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생선회가 들어간 물회. 예전엔 오징어회로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오징어가 귀해져서인지 오징어 선택은 없어졌다.

살얼음 육수가 들어간 물회의 비주얼. 바닷가 물회 맛집이라는 데를 가서 먹어도 초장만 잔뜩 푼 물에 해산물을 말아 주는 곳도 있었는데 박고볼래의 물회는 정말 맛있다. 물회 전문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깻잎, 오이, 무채, 양배추, 무순 등 채소도 엄청 잔뜩 들어가 있고, 굵직하게 썰은 광어회도 듬뿍 들었다. 새콤, 매콤, 달콤한 국물도 시원한데 신의 한 수로 깨를 부숴 넣어서 은은한 고소함까지 맛을 더한다.

냉면사리

 

물회를 시키면 기본으로 나오는 주먹만 한 크기의 냉면사리. 어쩌면 시원한 국물에 나오는 냉면사리가 그날 우리를 양재 박고볼래로 인도한 이유이기도 했다. 냉면이 한 주먹밖에 안 돼서 사리 하나 추가로 주문!

물회냉면

 

처음엔 회와 채소 위주로 좀 건져 먹다가 면을 말았다. 간간하고 시원한 국물이 배어 냉면이 참 맛있다. 아삭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회까지 한 점 얹어 먹으면 더 맛있지~ 정말 배가 고플 때는 마지막에 공깃밥까지 시켜 말아먹으면 끝장! 보통 때였더라면 물회에 안주를 더 시켜 말술을 마셨겠지만, 물회가 목적이라 이날은 새로 한 병으로 가볍게 마시고 냉면까지 알뜰하게 말아 배부르고 맛있게 자~알 먹었다. 이렇듯 박고볼래는 나에게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맛이 있어서 배를 채우러 가는 곳이기도 하다. 

 

| 총평

15년 단골인 곳이니 총평이라는 것이 필요 없는 곳. 아마도 양재동 근처에서는 가장 유명한 술집 중에 하나가 아닐까? 없어지지만 않는다면 20년, 30년 단골이 될 맛집이며 더 젊었던 시절의 추억이 많이 담겨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양재동에 직장이 있거나 약속이 있다면 안주가 맛있고, 즐거운 분위기의 박고볼래를 방문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비 오는 날 천막이 쳐져 있는 테이블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한 잔 하면 운치 있는 날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요즘 포장마차 감성이 나는 술집들이 많이 없어지고, 이자카야나 수제맥주집들이 많은데 가끔은 이런 레트로 분위기의 포차감성 술집이 참 좋다. 여하튼 양재 박고볼래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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