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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추천-통영 맛집] 통영 다찌 대추나무 이모카세

by sweet-moon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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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여행을 가서 딱 한 군데의 식당을 가야 한다면 단연코 통영 다찌 대추나무이다. 통영 다찌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얼마 전 낚시여행으로 통영을 다녀왔다. 5-6년 전부터 통영은 해마다 다녀오는 곳이라 발길 닿는 곳마다 익숙한 것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동네이다. 서울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운전을 해서 새벽부터 배낚시를 했던 터라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로 피곤했지만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기에 통영여행에서 만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한 군데를 잠을 포기하고라도 가야 했다. 이름하여 ‘통영 다찌!!!’.

예전에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갔지만, 방송도 타고 코로나가 끝나고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나의 단골 다찌도 나만의 맛집이 아닌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되어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사장님은 좋으시려나 ㅎㅎ)

오늘 소개할 곳은 통영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대추나무’라는 다찌인데, 몇 년 전 선생님들과 공연차 출장을 갔다가 군수님이 여기가 통영의 찐 다찌라며 소개해주신 곳이다. (군수님 소개면 찐맛집인 거 인정?) 년에 한두 번 남짓밖에 못 뵙지만 갈 때마다 알아봐 주시고 반겨주시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는 이모님(사장님)도 해마다 이곳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다. 간혹 자리가 없어 근처 다른 다찌들을 간 적도 있지만 만족하지 못해 늦게라도 다시 들르곤 했었다.


통영 다찌 대추나무


대추나무의 메뉴와 다찌의 유래

 

대추나무 메뉴판
대추나무 메뉴판

메뉴판은 단촐하다. 원래 다찌가 안주 위주가 아닌 술이 주이기 때문에 술을 시킬 때마다 안주가 그득그득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을 2인 5-6만 원인 시절부터 다녔으니 퍽 오래되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가격이 많이 오른감이 있지만 음식의 양과 퀄리티를 보자면 그다지 비싸지도 않다. 서울에서 이렇게 먹는다면??? 생각만 해도 후덜덜하다.

다찌는 서서 술을 마신다는 다찌노미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는데 통영에서는 뱃사람들을 위한 곳이었다고 한다. 어부들이 고된 뱃일을 견디기 위해 큰 잔에 술을 따라 들이키는 술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데 안주 또한 어부들에 맞추어 푸짐한 양이 서빙되었다고 한다. (대추나무 이모 피셜) 현재에는 많이 간소화된 것이라 하는데 대추나무의 한상은 너무 푸짐해서 예전 모습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럼 통영 다찌 맛집 ‘대추나무’에서 만큼은 나도 뱃사람이 되어볼까?


대추나무의 음식들

대추나무의 음식들
대추나무의 음식들

먼저 먹고 싶은 술을 고르면 양동이에 얼음을 가득 채워 술병을 넣어주신다. 그리고는 밑반찬 겸 기본 안주들이 나오는데 이미 기본 안주들로만 술 몇 병은 거뜬하다. 사진 왼쪽부터 생율, 멸치회무침, 청각냉국, 죽순나물, 꼬막, 삶은 콩, 멍게무침 등등.

남쪽에서 먹는 멸치는 확실히 선도가 다르다. 멸치의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으면서도 비리지 않고 살살 녹는다. 또, 대추나무 이모만의 맛난 반찬이 청각냉국과 죽순나물이다. 처음엔 청각으로 냉국을 한다는 것이 생소했는데 먹을수록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워주고(엄마가 김치 담글 때 시원한 맛을 내려면 청각을 넣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죽순도 통조림이 아닌 생죽순을 사용하셔서 향이 좋고 부드럽다. 계절에 따라 마른 멸치 무침이나 문어조림 등을 주시기도 하는데 원래 나의 원픽은 문어조림인데 이날은 오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다. 먹느라 정신없어 사진을 다 못 찍었지만 메인 해산물 요리들이 나오기 전에 잡채와 생전 전, 소라와 가리비, 새우찜도 나왔다. 계절에 따라, 시장에 들어오는 해산물에 따라 꽃게나 쏙, 군소를 삶아 주시기도 한다.


도미회와 자리돔회
도미회와 자리돔회

회는 참돔과 자리돔 세꼬시. 참돔은 우리가 낚시로 잡은 것을 직접 가져가 부탁드렸고, 자리돔은 덤으로 주셨다. 직접 잡은 자연산 참돔회는 말이 필요 없다. 참돔 눈가에 선명한 형광색 아이라인이 ‘나 자연산이야!!’라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자리돔 세꼬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 것이 매력 있다. 자리돔은 보통 낚시할 때 미끼로도 많이 쓰는데 물고기들이 왜 좋아하는지 그 맘이 이해 가는 맛이라 해야 할까. ㅎㅎ


해물모듬
해물모듬

해산물은 전복, 뿔소라, 호래기, 멍게. 선도 좋은 와다를 주시기도 한다. 와다가 나오는 날엔 회를 와다와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우니
우니

우니. 나의 최애 해산물. 그렇게 치자니 최애가 너무 많긴 하다. 물에서 나는 식재료는 몽땅 좋아하는 편이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생선구이
생선구이


위에서부터 옥돔구이, 참돔구이, 전갱이구이. 노릇노릇 짭조름하게 구운 생선은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최고이다.

이 무렵부터 배도 많이 부르고 술도 얼큰하게 취해가서 사진은 다 못 찍었지만 이후로도 음식은 계속 나왔다. 삶은 먹장어, 생선조림과 맑은 지리탕. 대추나무는 유독 매운탕보다 지리탕을 곧잘 내어주시는데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해장이 되는 것 같아 또다시 술을 주문하게 되곤 한다.

후식으로 주신 쑥가래떡을 꿀에 찍어 먹고서야 두둑한 배를 두들기며 장장 3시간에 걸친 한상(?) 차림의 식사를 마쳤다.

역시나 대추나무는 나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실컷 목구멍까지 차오르게 먹고서는 이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돌렸다.

고급 오마카세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이모카세 중에는 단연코 최고이다. 통영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쯤은 가보시길 적극적으로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통영 다찌 대추나무 정보


주소 : 경남 통영시 항남 1길 15-7
전화번호 : 055-641-3877(예약가능)
영업시간 : 18:00 영업시작
주차불가. (골목이 좁으니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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