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바캉스 대신 호캉스라는 말이 생겨나고 사람들도 여행 대신 짧은 주말을 이용해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진 듯하다. 나도 이번 주말 서울 잠실의 소피텔 앰배서더를 다녀왔는데 그곳의 프렌치 다이닝 페메종을 소개하려 한다.
휴가철에 접어든 요즘 하루에도 여러 번 폭염주의보와 호우주의보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날씨에 멀리까지 여행을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 막상 여행을 갔다가 날씨 때문에 다 망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번 주말에 나는 서울 호캉스를 선택했다.
나는 어쩌다 친구들과 파티룸으로 이용하지 않는 한 근교도 아닌 서울에서의 호캉스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서울에 있는 5성급 호텔 중에 최근에 생긴 곳이기도 하고 프렌치 감성의 호텔이라고 하니 가보고 싶기도 했다. 내가 레스토랑도 아닌 숙박으로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호텔을 가게 될 줄이야.
룸 컨디션과 부대시설, 서비스 등 이야기할 것들은 너무 많지만 나는 요리, 맛집 위주의 블로거이니 내 블로그 색깔에 맞게 소피텔 앰배서더 페메종의 조식 뷔페에 대해서 포스팅해볼까 한다. 페메종은 프렌치 다이닝으로 런치와 디너도 이용 가능하고 주말 프렌치 뷔페도 운영하지만 오늘은 페메종의 조식만 이야기하려 하니 참고해 주시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페메종
|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페메종 정보
위치 :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 서비스드 레지던스 4층
전화 : 02-2091-6100
운영시간
조식 : 6:30 AM– 10:30 AM
조식 뷔페: 성인 66,000원 / 어린이 33,000원 (48개월 ~ 만 12세 미만)
주말은 투숙객 전용의 3부제로 운영된다.
1부 6:30 AM - 7:45 AM / 2부 8:00 AM - 9:15 AM / 3부 9:30 AM - 10:45 AM
런치
평일: 11:30 AM– 2:30 PM
토·일요일: 12:00 PM - 3:00 PM
디너
평일: 6:00 PM– 10:00 PM
토·일요일: 5:30 PM - 9:00 PM
주말 프렌치 뷔페
매주 토/일요일
Lunch: 12:00 PM– 3:00 PM
Dinner: 5:30 PM– 9:00 PM
| 페메종 전경 & 조식 뷔페 메뉴
페메종에 들어서면 다크한 네이비 컬러와 화이트, 골드가 어우러져 고급스럽다. 특히나 조식 시간대에 창가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더해지니 화려함까지 더해지는 듯했다.
섹션별로 좌석이 나누어져 있었고, 전체적인 공간은 넓었지만 음식의 각 코너들이 동떨어져 있는 곳이 있어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못 찾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서버들에게 ‘뭐는 어디 있어요?’, ’이런 건 없나요?‘ 등. 이런 장면들을 음식을 가지러 이동하며 두어 번 보았다. 게다가 파티세리 앞쪽에 배치된 테이블들은 간격이 좁아서 서로 피해 다니거나 자리를 잠시 비운 테이블의 경우 그 주위를 지나가는 사람이 의자까지 옮기는 모습까지 보았다. 5성급 호텔에서 보여야 할 광경은 아닌 것 같다. 테이블 수를 몇 개 줄이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석촌호수나 롯데타워 뷰의 창가 자리가 인기가 많은데 매일 오다가다 볼 수 있는 뷰라 나에겐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마치 부산 사람들이 광안대교 뷰에 무감각한 것처럼.
샐러드바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샐러드, 반찬, 과일 섹션. 금빛의 냉장고가 굉장히 고급스럽고 샐러드 섹션답게 프레시한 느낌의 디스플레이가 맘에 들었다. 가까이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내가 방문한 시간이 분주해서 멀찌감치서 얼른 찍고 말았다.
고급스럽고 프레시한 샐러드바를 지나 자리를 안내받았다. 자리에 앉으면 서버분께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야 각 섹션들을 둘러본다..
샐러드 섹션에는 각종 채소와 드레싱, 훈제연어, 한식 반찬 (김치류, 젓갈류, 나물과 마른반찬 등), 과일(멜론, 포도, 자몽 등)이 준비되어 있다.. 샐러드는 이미 드레싱에 버무린 토마토 샐러드나 새우 샐러드를 비롯해 직접 취향대로 먹을 수 있는 생채소와 드레싱도 따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채소의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신선했다. 무엇보다 한식 섹션에는 낙지 젓갈과 진미채 같은 밑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어 한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선호하실 것 같다. 과일은 특별할 게 없었다. 과일은 역시나 동남아 호텔에 가득가득 내오는 망고가 최고다. 훈제연어는 보통 양파찹과 케이퍼 홀스레디쉬가 함께 제공되는데 페메종은 딜을 넣은 마요드레싱이 함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파티세리
샐러드섹션을 지나면 파티세리 섹션. 프렌치를 기반으로 하는 다이닝답게 베이커리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크루아상, 페스츄리, 머핀, 마들렌에 깜빠뉴, 치아바타 등 식사빵들까지. 와플과 크레페는 즉석 해서 옆에서 굽고 있다. 그래서 페메종 조식이 베이커리로 유명한가 보다.. 빵순이들의 즐거운 아침식사가 될 듯하다.
버터도 무염과 가염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고 올리브유와 발사믹 비네가도 제공된다.
나도 원래 빵순이인데 빵은 너무 배가 부르고 아침이라는 시간도 한몫해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셰프퀴진
그 옆은 셰프퀴진 섹션이다. 이곳에는 아시안을 비롯해서 흔히 조식에서 볼 수 있는 베이컨, 소시지류, 각종 수프와 죽, 즉석 쌀국수까지 준비되어 있다.. 아시안으로는 조식부터 셰프가 직접 즉석 해서 구워내는 삼겹살 구이와 불고기, 닭구이, 생선요리, 딤섬, 볶음국수에 소시지와 베이컨도 취향에 맞도록 크리스피 베이컨과 소프트 베이컨, 돼지고기 소시지와 닭고기 소시지가 있다. 수프 섹션에도 단호박 수프와 레드커리를 비롯해 육개장, 소고기 뭇국, 전복죽이 제공된다. 재료를 골라 담으면 쌀국수나 마라탕으로 선택해서 즉석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프레시 주스바
오렌지, 사과, 자몽, 토마토 프레시 주스와 요거트, 뮤즐리, 씨리얼 등이 준비되어 있다..
디 오븐
내가 본 사람들이 가장 찾기 어려워했던 섹션이다. 안쪽에 있어서 반대편에 앉은 분들은 오믈렛을 찾기 위해 서버분들께 물었던 장면들이 기억난다. 주스 바를 지나면 보이니 꼭 안쪽까지 둘러보자. 디 오븐 섹션을 가면 에그 라이브스테이션과 프렌치 스토브까지 있다. 이 섹션에는 초리초나 하몽같은 햄 종류와 키쉬, 잠봉뵈르, 트러플 에그 커스터드 등 프렌치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에그 스테이션에도 흔히 조식에서 먹는 에그프라이와 오믈렛, 수란은 물론 달걀찜, 라따뚜이를 곁들인 에그, 에그 베네딕트까지 주문이 가능하다.
| 페메종 음식
먹을 것들이 많았지만 나는 아침은 원래 먹지 않는 일인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다. 내가 먹은 음식만 맛 설명을 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운 생각이다. 하나씩 다 맛보고 싶었는데… 위야 좀 늘어나 줄 수는 없겠니?
토마토 샐러드-새콤달콤한 토마토에 고소한 보코치니 상큼한 바질 드레싱이 잘 어울렸다. 평소에도 토마토, 치즈, 바질페스토는 내가 애정하는 조합이기도 하다.
새우 샐러드-새우가 탱글 하니 잘 익혀졌고 드레싱의 맛이 강하지 않아서 새우 향과 오이의 상큼함이 잘 살아 있었다.
가지 샐러드-가지를 살짝 익혀서 새콤하게 무쳐냈는데 밥이랑 먹어도 너무 맛있을 것 같은 맛. 가지의 식감도 물컹하지 않아서 좋았다. 가지 샐러드를 먹는 순간 입맛이 돋워졌다.
훈제연어-나는 생연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연어 특유의 흙내를 싫어해서 숙성을 아주 잘하지 않은 생연어는 입에도 대지 않는데 훈제연어는 어려서부터 참 좋아한 것 같다. 적양파 찹이랑 케이퍼, 홀스레디시 만으로도 훌륭한데 딜 마요드레싱까지 더하니 너무 맛있었다. 어제 먹은 맛을 생각하니 지금도 군침이 돈다.
베이컨-크리스피와 소프트를 모두 가져왔는데 내 취향은 소프트 베이컨. 페메종의 장점 중에 하나는 대부분의 음식이 짜지 않다는 것이다. 베이컨조차 짠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크루아상-버터의 맛이 진하게 나는 점이 좋았지만 나는 버터 귀신이니 버터를 더 발라서 먹었다. 베이커리가 유명하다고 했는데 다른 호텔 베이커리와 많이 차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
나는 가염버터를 선택해서 가져왔는데 고소한 크루아상에 가염버터까지 더하니 짭조름한 것이 패스츄리로 된 소금빵을 먹는 듯했다. (크루아상처럼 소금빵을 만들면 더 맛있을 것 같아!)
그밖에 다 아는 맛인 구운 버섯과 토마토.
두 번째 접시에서의 음식은 어느 조식 뷔페를 가더라도 내가 꼭 먹는 조합이다. 빵에 버터를 바르고 베이컨 한 조각과 구운 토마토를 곁들이면 입안이 행복해진다. 그리고 호텔 조식에서까지 집밥같이 쌀밥과 국에 김치를 먹고 싶지는 않다. 내가 집에서 아침에 부은 눈으로 빵과 베이컨, 토마토를 굽고 달걀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하는데 호텔에 오면 이 귀찮음을 모두 덜어주니 무조건 먹어야 하는 조합이다. 또, 나의 추천조합이기도 하다. 원래는 여기에 오믈렛까지 곁들이지만 오늘은 다른 달걀 요리를 선택했으니 패스. 나의 조식 추천조합은 크루아상, 달걀, 베이컨, 구운 토마토. 홀그레인머스터드나 잼을 살짝 곁들여도 맛있지만 구운 토마토에서 나오는 즙 자체가 소스 역할을 충분히 하니 꼭 이 조합으로 드셔보시길.
에그베네딕트-라따뚜이를 먹을지 에그베네딕트를 먹을지 고민했지만 결국 에그베네딕트가 선택받았다. 빵이 살짝 단단한 편이었지만 수란과 홀렌다이즈 소스가 합쳐지니 꾸덕해져서 괜찮았다. 수란을 어쩜 이렇게 예쁘고 정갈하게 만들 수 있는지… 홀렌다이즈 소스도 녹진하게 맛있었고 가니쉬로 나온 썬드라이 토마토와 중간에 살짝씩 껴있는 시금치, 잠봉도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소피텔 앰배서더의 페매종은 조식 치고 종류가 상당했다. 여느 5성급 호텔들과 비교를 하면 페메종이 조금 더 음식이 다양하고 디스플레이가 잘 되어있는 듯하다. 굳이 조식이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른 시간이라 내 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종류별로 다 맛보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한국적인 재료와 프렌치요리를 적절히 잘 배합한 점도 좋았고 다 먹은 접시를 바로바로 치워주는 서버들의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아침을 즐겨 먹는 타입이 아니라 여행을 가도 조식 대신 잠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 잠실 소피텔을 또 방문하게 되면 조식을 먹으러 페메종은 다시 찾을 것 같다. 프렌치 뷔페가 기대되는데 조만간 주말을 이용해서 프렌치뷔페를 먹으러 꼭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1박 2일이 너무 짧음을 아쉬워하며 글을 마친다. 이런 호텔이라면 꼭 호텔 살이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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